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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작의 의미
대학원 시절, 내 사수였던 박사 과정 선배가 오랜 연인과 이별하는 일이 있었다. 두 사람은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 생각했기에 뜻밖의 소식이었다. 하지만 그 형은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달랐다.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려는 것인지, 아니면 또 다른 이유에서였는지, 감성적인 글로 마음을 달래기보다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.
그곳에는 사랑이나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, 그가 좋아하는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깊이 있는 글들이 채워졌다. 처음엔 그저 외로움을 달래려는 방식이라 여겼다.
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, 두 달이 지나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고,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블로그를 찾아오기 시작했다. 서울대 출신답게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성향 덕분인지, 카메라 관련 글들은 점점 더 심도 있어졌고, 어느새 다양한 사람들이 질문을 남기며 그와 소통하기 시작했다.
그 모습을 지켜보며 많은 걸 깨달았다. 계기가 무엇이든, 작은 노력들이 쌓이면 결국 큰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것.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. 사실 나도 블로그를 통해 "큰 수익을 창출하겠다"는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다. 다만, 글을 통해 나 자신을 정리하고, 내 지식을 체계적으로 다듬으며, 언젠가 한 권의 책을 내보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. 그리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.
그렇다면, 나도 이제 시작해야 한다.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오늘이었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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